안녕하세요, 독수리 정수리입니다! 오늘 날씨 진짜 좋지 않나요? 대한도 저번 주에 지나갔고, 바람도 살랑살랑허이 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곱셈추위 꽃샘추위는 이럴 때 찾아오니까 너무 멋 부리진 말자고요 ㅎㅎㅎ
어제 치러진 UFC 257 경기 잘 보셨나요? 멋진 경기들이 많았지만, 다들 메인이벤트 경기 포이리에 vs 맥그리거의
경기에 많은 집중을 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경기 결과는 아시다시피 포이리에의 2라운드 TKO 였습니다.
*1차전과 2차전의 차이점?
지난 6년 전 1차전 경기 때는 두 선수 모두 페더급에서 경기가 이뤄졌습니다. 이때 맥그리거는 페더급 신성으로 엄청난
몰이를 했었고, 그 당시 포이리에 선수는 웰라운더지만 페더급 내에서 문지기의 느낌이 있었죠. 하지만 강력한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 뚜껑을 까 보니 경기는 너무 일찍 끝나버려서, 사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맥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관자놀이 쪽에 펀치를 맞고 너무 허무하게 다운돼버린 포이리에, 1차전의 승리는 맥그리거에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2차전에서는 그 결과가 반전이 됐습니다. 포이리에는 어떤 무기를 들고 나왔을까요?
상대적으로 스탠스가 넓은 맥그리거의 다리에 대미지를 주는, 카프 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맥그리거의 스타일
맥그리거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입니다. 사우스포(왼손)고 오른손(앞손) 잽으로 거리를 잡고 뒷손(왼손)으로 강한
스트레이트를 날리거나, 정교한 카운터를 가지고 있는 강한 스트라이킹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킥 활용도도 높아서
딥 킥(간장이나 배를 향해 쭉 밀어서 차는 킥), 회축(스피닝 킥)등의 발차기도 종종 합니다. 타격이 뛰어난 맥그리거
선수는 발차기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포이리에의 카프 킥에 당하게 되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서 현실 감각이 좀 떨어진 것도 있겠지만, 레그킥에 대한 대처가 확실히 떨어진것 같습니다.
그동안 맥그리거의 약점으로 레그킥이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맥그리거 스타일에 있는데, 전진 압박형의
스트라이커로 발로 각을 먹고 치는 스트레이트가 굉장히 위협적이죠. 이때 자주 인 앤 아웃을 하지는 않습니다.
뭐랄까 약간 시즈모드? 발을 붙이고 타격을 하는 타입입니다. 빠지면서 치는 펀치도 있지만 대부분은 발을 먹으면서
펜스로 몰아가서 펀치로 압박을 합니다.( 이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스피닝 킥을 활용해서 코너로 몰기도 합니다)
맥그리거가 빠지면서 치는 카운터가 강한 이유도 다리 스탠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체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고
일정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상체 자세가 흐트러지면 강한 펀치를 내지 못합니다. 상체 자세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백스텝 시, 머리가 먼저 빠지는 게 아니고, 다리가 빠지면서 빠져줘야 밸런스를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다리 스탠스가
자연스럽게 좁은 것보단 넓게 잡아야, 좀 더 안정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죠.(물론 복싱 베이스, 앞다리
즉 체중이 앞으로 쏠려있기 때문에 펀치를 낼 때 힘이 좋은 것도 있습니다. 체중 이동을 자연스럽게 잘하는 맥구)
*그래서 카프 킥이 뭐 어쨌다는 건데?
킥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레그킥, 바디킥, 헤드킥 등 상중하로 각도에 따라 나뉘는 킥이 있고, 딥 킥, 니킥
인사이드 레그킥, 아웃사이드 레그킥 등등.. 거기에 또 카프 킥이 있죠. 일종의 레그킥이라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레그킥(로우킥)과의 차이가 있습니다. 로우킥은 하체를 공격하긴 하지만 허벅지가 주요 타격 부위고
카프 킥은 로우킥보다 좀 더 아래인 종아리를 타격하는 발차기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킥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짧고 빠르게 찰 수 있으며 로우킥처럼 킥 캐치를 당해서 테이크 다운당하거나 카운터를 맞을 확률이 좀 더 낮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킥의 각도가 더 낮다 보니, 킥 캐치를 하기 힘들어지고 대미지를 주거나 상대 흐름을 끊는 용도로 최근
많이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카프 킥도 대미지가 누적되면, 다리를 움직이기 힘들어져서 스텝을 못 밟고, 펀치를 낼 때
체중 이동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강한 펀치를 못 뻗기도 합니다.( 전의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지치기 때문)
*그래서 맥그리거에게 어떻게 작용이 됐는데?
위의 설명과 같이, 발을 잘 붙이고 싸우기도 하고, 경기를 찾아보시면 다리 스탠스가 길고 낮은걸 볼 수 있습니다.
다리가 앞으로 많이 나와있고, 펀치를 칠 때 앞다리에 체중을 많이 싣는 맥그리거는 레그킥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앞다리에 체중이 실려있으면, 킥이 날아올 때, 대응이 당연히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포이리에는 맥그리거에게 카프 킥을 선사하는데, 앞다리를 천천히 잠식시켜서 게임을 가져갔죠.
카프 킥은 각도가 낮기 때문에 반응하기가 힘이 듭니다. 킥 캐치를 위해선 허벅지보다 손을 더 내려야 되기 때문에
아예 클린치로 봉쇄하던지 다리를 재빨리 빼던지, 카프 킥 시 카운터를 치던지, 레그킥 방어처럼 다리를 접어서 방어
해야 됩니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잘 받아쳤으나, 한대 두대 맞기 시작하면서 맥그리거의 종아리에 대미지가 쌓입니다.
코너의 다리를 묶어서, 코너가 유지하는 스탠스를 뚫고, 펜스로 몰아서 본인에게 유리한 거리로 들어온 포이리에
클린치 싸움에서 체력을 많이 빼앗기고, 다리에 대미지를 많이 입어 빠져나가기 힘든 맥그리거를 펀치러시로
잡아내는 포이리에, 진흙탕 싸움을 잘하는 포이리에.. 킥으로 잠식시켜 펀치로 잡아내는 모습에 감탄을 했습니다.
세련된 진흙탕 싸움 전문가를 본 기분이었습니다.
*맥그리거는 카프 킥, 레그킥에 대한 대비가 안 돼있던 파이터인가?
사실 여러 경기들을 보면, 다들 맥그리거의 다리를 노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맥그리거는 참고로 레슬링, 그래플링이 또 다른 약점이기도 합니다) 이 말인즉슨 레그킥이 취약점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맥그리거의 뒷손 카운터가 굉장히 묵직하기 때문에, 레그킥 카운터로 뒷손 스트레이트
가 날아오는 것을 굉장히 견제했다고 봅니다. 무조건적으로 레그킥이 무적이 아닙니다.(카프 킥도 마찬가지)
예전 미들급 챔프전중 앤더슨 실바가 크리스 와이드먼에게 레그킥을 하다가 정강이끼리 부딪혔는데, 앤더슨 실바의
정강이가 부러져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카운터 타이밍이 정말 좋은 맥그리거에게 셋업 없이
레그킥을 날린다면, 뒷손에 맞기 때문에 쉽게 킥을 내지는 못했을 겁니다. 또한 전진 압박을 잘하는 맥그리거가 레그킥
을 잘 흘리거나 딥으로 펜스 쪽으로 밀면서 특유의 전진 압박으로 펀치를 낼 때, 로우킥을 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습니다.
다리만을 집요 하게 노리는 파이터들은 많지 않았거든요. 같이 맞받아치던, 아니면 클린치, 레슬링으로 넘어가는 편입니다.
즉 레그킥을 못 내게끔 펀치를 내는 맥그리거의 스타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네이트 디아즈와 상대할 때 맥그리거는 2차전에 레그킥을 가지고 와서 디아즈의 허벅지를 두드려줬죠.)
*그렇다면 포이리에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포이리에는 맥그리거가 뒷손을 낼 때도 가드를 확실히하며 레그킥, 카프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펀치를 낼때 당연히 하체를 방어하기가 힘들겠죠. 레그킥보다 좀 더 킥 캐치가 힘든 카프 킥으로
종아리를 타격하여, 맥그리거의 흐름을 끊고, 더 나아가 다리를 묶어서 게임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했습니다.
이거는 포이리에가 그냥 전략을 잘 들고 나왔고, 잘 찼습니다ㅋㅋㅋ 뭐 더 얘기할 게 없네요. 중간에 한번 포이리에가
킥 캐치를 당하는데, 맥그리거는 다리를 들고 미흡하게 대응합니다. 별 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포이리에는 맥그리거가 대응하기 힘들게 카프 킥을 잘 사용했다고 보입니다. 흐름을 끊고, 다리를 묶어서 체력을
떨어뜨리고, 펀치로 정신 못 차리게 하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잘 짜 온 전략이고 잘 수행한 포이리에가 그만큼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그간 라이트 급에서 투쟁의 삶을 살아온 포이리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독수리 정수리의 생각
이번 경기로 맥그리거 파훼법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프 킥의 대유행이 예상됩니다. 맥그리거는
페더급으로 돌아가기도 힘들고, 라이트 급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다시 예전의 퍼포먼스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맥그리거의 하향세는 이미 예상되어있죠. 라이트 급은 현재 강자들이 바글바글한 정글입니다.
하지만 맥그리거의 경쟁력은 아직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1라운드 때 보여준 펀치 타이밍, 무게감을
봤을 때, 여전히 스트라이킹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기 감각을 최대한 많이 끌어올려야겠죠? 포이리에와의 경기를 끝내고 맥그리거는 순순히 경기를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옥타곤을 떠나 있었고, 팀을 바꾸는 등 여러 이슈가 있었으니까요. 은퇴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라고 했고
더 강해져서 돌아온다는 맥그리거, 다시 복귀할 땐 예전을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포이리에는 맥그리거와 달리, 최근에도 꾸준히 경기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했죠.
라이트급 내에서 강자로 자리잡기까지 계속 꾸준하게 경기하고, 경기 감각을 놓지 않았던 포이리에는
6년 만에 맥그리거와의 2차전에서 승리하며 서로 전적 1:1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현재 라이트 급 챔피언에
가장 근접한 선수기도 합니다. 갈수록 강해지는 포이리에,, 진정 대기만성형 선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라이트 급이 정말 흥미진진해집니다. 2021년엔 또 어떤 멋진 경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스포츠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UFC 현 체급별 챔피언! (0) | 2022.03.14 |
---|---|
UFC 링 아나운서, 브루스 버퍼를 아시나요? (1) | 2021.01.26 |
2021년 UFC 현 체급별 챔피언은? (2) | 2021.01.19 |
종합격투기의 반칙 기술? UFC의 반칙과 금지기술! (0) | 2021.01.18 |
격투기 선수들의 독특한 훈련법 (10) | 2020.04.23 |